
환갑 즈음 부동산과 금융자산을 5대 5로 나눠 가져야 한다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저는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현실적으로 가능한가?'라는 의구심부터 들었습니다. 한국 가구당 평균 순자산이 5억 4천만 원 정도인데, 이 중 부동산이 76%를 차지합니다. 노인층으로 가면 부동산 비중이 80~90%까지 올라갑니다. 그러나미국이나 일본은 정반대입니다. 부동산 자산이 30%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부동산, 일본 땅보다 비싸다
한국 땅 전체를 팔면 일본 땅 전체 가격의 4분의 3에 달합니다. 그런데 땅 넓이는 일본의 4분의 1밖에 안 됩니다. 계산해보면 일본 땅 세 평을 팔아야 한국 땅 한 평을 살 수 있는 셈입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일본도 우리와 비슷하게 농경 문화권이라 내 집, 내 땅에 대한 집착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의 내 집 마련이 끝나고 인구가 줄어들면서 집값이 장기간 하락했고, 부동산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습니다. 한국도 지금 도시화율이 91%로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도시화가 사실상 끝났다는 뜻이죠. 화자가 주목한 건 향후 20년간의 인구 구조 변화입니다. 2~30대 가구는 130만, 4~50대 가구는 190만 가구가 줄어듭니다. 즉, 50대 가구는 190만 가구가 줄어듭니다. 집을 살 젊은 세대가 대폭 감소하는 겁니다. 반면 노인 가구는 530만 가구 늘어나지만, 이들은 이미 집이 있거나 구매력이 없어서 집을 살 사람이 아닙니다. 선진국들이 부동산 직접 투자 대신 리츠나 부동산 펀드 같은 간접 투자로 전환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환갑 때 5대 5 자산 배분, 가능할까
제가 계산해봤습니다. 30세에 6억 아파트를 사고 5년마다 1.5배 가격으로 갈아타기를 한다고 가정하면, 15년 후인 45세에 20억대 아파트를 소유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인플레이션으로 20억이 더 올라 있을 수 있지만, 일단 그렇다고 칩시다.
그럼 남은 15년 동안 금융자산을 쌓아야 하는데, 1년에 1.3억씩 투자해야 합니다. 문제는 45세 이후가 대기업 기준으로 은퇴를 준비하는 시기라는 겁니다. 소득이 감소하는 시점에 오히려 더 많은 돈을 모아야 한다는 모순이 생깁니다. 결국 직장 외 부수입을 만들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공식이 모두에게 맞는 정답은 아니라고 봅니다. 좋은 집에 사는 게 행복의 기준인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으니까요. 다만 노후에 가난해지거나 주거 환경이 나빠지는 것도 본인 책임이라는 건 분명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안정적인 노후를 원한다면 지금부터 부지런히 움직여야 합니다.
고독사와 노후 주거의 현실
1인 가구가 늘면서 고독사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으로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는 문제입니다. 독거 노인의 경우 이웃이나 가족의 관심이 없으면 고독사 발견 자체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요양병원에 가는 게 그들의 삶에 좋다고 할 수도 없죠. 실제로 한국 100세 노인 중 절반이 요양병원에 거주합니다.
제 생각엔 정부나 지자체에서 AI 시스템을 활용한 독거 노인 돌봄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층 아파트 거주 노인에게 AI 서비스를 제공해서 3일 이상 AI와 대화를 안 하거나 전기밥솥을 사용하지 않으면 복지사가 방문하는 시스템 같은 것 말이죠.
일본에서는 유명 탤런트가 고독사한 사례가 있습니다. 고층 아파트는 나이 들어서 특히 조심해야 하는데, 사람이 드나드는 주거 환경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일본 노년층은 이제 시내의 병원, 문화 시설, 쇼핑 시설이 가까운 18~20평 소형 주택을 선호하는 경ㅇ향이 있습니다. 과거 대가족을 위한 큰 집 선호는 22년 기준 1~2인 가구가 65%를 차지하며 변화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집값 예측보다는 노후에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살 것인지를 미리 계획해야 합니다. 재산을 한 곳에 집중하지 말고, 부동산에 100% 몰빵되어 있다면 최소 10~20%라도 금융자산을 확보해야 합니다. 집 한 채만 있다면 주택 연금을 통해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생활비를 확보하는 방법도 고려할 만합니다. 부동산 투자로 부자가 되어도 생을 홀로 마감하고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다면 행복한 삶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투자를 하면서도 생애 마지막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지속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