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가 일본 수도인 만큼 쇼핑할만한 곳이 엄청 많았어요. 돈키호테를 비롯한 다양한 드럭스토어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무엇보다 돈키호테를 빼놓을 수가 없죠. 솔직히 처음 도쿄 돈키호테에 들어갔을 때는 물건이 너무 많아서 뭘 사야 할지 감이 안 잡혔습니다. 일반적으로 돈키호테는 저렴하고 구색이 다양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가보니 그 평가가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면세(Tax Refund) 혜택까지 적용되면 같은 제품을 일반 마트보다 10~15% 저렴하게 살 수 있었고, 한정판 시즌 상품까지 더해지면 쇼핑 자체가 일종의 이벤트처럼 느껴졌습니다.
솔직히 예상과 달랐던 일본 간식
일본 과자는 포장만 예쁘고 맛은 평범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직접 먹어보기 전까지는요.
이번에 가장 만족스러웠던 건 알포트(Alfort)였습니다. 비스킷 위에 초콜릿이 올라간 구조인데, 후지산 그림이 새겨진 버전은 지역 한정 제품입니다. 여기서 지역 한정이란 특정 관광지나 도시에서만 구매 가능한 SKU(Stock Keeping Unit), 즉 재고 관리 단위가 따로 지정된 상품을 말합니다. 희소성이 있어 눈에 띌 때 바로 집어드는 게 맞습니다. 고구마맛 버전은 단맛이 강한 편이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는데, 저는 오히려 그 진한 단맛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킷캣도 일반적으로 무조건 사야 하는 아이템으로 알려져 있는데, 제 경험상 맛에 따라 편차가 꽤 있습니다. 녹차, 딸기, 고구마는 실패 없이 맛있었고, 사케 맛은 솔직히 비추합니다. 향이 너무 강해서 제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고, 사온 뒤에도 한동안 간식통에서 잠만 자고 있었습니다.
곤약젤리는 개인적으로 초코 과자만큼 인상적이지는 않았지만, 과즙 함량이 높은 편이라 인공적인 단맛이 덜합니다. 여기서 과즙 함량이란 식품 표시 기준상 실제 과일 농축액이나 착즙액이 제품에 포함된 비율을 뜻합니다. 낱개 포장이라 나눠주기에 편하고, 특히 아이들이 있는 분들에게 잘 맞는 제품입니다.
제가 다음에 꼭 챙겨올 아이템 중 하나는 구내염 패치입니다. 야근이 길어지면 어김없이 구내염이 생기는데, 일본 약국에서 판매하는 구내염 패치는 점막 부착형 패치제로, 음식이 닿아도 잘 떨어지지 않아 효과 지속 시간이 국내 제품보다 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엔 깜빡하고 못 샀는데 정말 아쉬웠습니다.
이번에 제가 실제로 구입한 일본 간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알포트 후지산 한정판 (초콜릿 비스킷, 지역 한정)
- 알포트 고구마맛 (달달하고 부드러운 일본 디저트 스타일)
- 킷캣 녹차·딸기 (선물용으로도 무난)
- 곤약젤리 (낱개 포장, 과즙 함량 높음)
- 치즈베이크 (커피 곁들임용, 입에서 녹는 질감)
- 일본 컵누들 (1971년 출시된 컵라면의 원조 격)
실제로 써본 뷰티템, 소문과 같았나
드럭스토어 뷰티 제품은 일반적으로 성분 대비 가격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건 소문이 사실에 가까웠습니다.
DHC 립크림은 올리브 버진 오일을 주성분으로 하는 제품으로, 여기서 올리브 버진 오일이란 화학적 정제 과정 없이 압착만으로 추출한 1차 오일을 말합니다. 보습 지속력이 높은 편이라 사계절 내내 쓰기 좋고, 가격도 부담이 없어 여러 개 쟁여두기에 적합합니다. 이번에도 넉넉히 챙겨왔습니다.
비오레 선크림은 SPF50+ PA++++ 등급 제품입니다. 여기서 PA 등급이란 자외선 A(UVA) 차단 지수를 의미하며, +가 많을수록 차단 효과가 강합니다. 자외선 A는 피부 노화의 주요 원인이 되는 파장대로, 흐린 날이나 실내에서도 유리를 통해 침투합니다. 국내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사용감이 가볍고 백탁 현상이 적다는 평이 많은데, 제 경험상 그 평가가 맞았습니다.
마스크팩은 4백 원대 제품을 구입했는데, 앰플 함침량이 높아 팩을 떼고 나서도 피부가 촉촉하게 유지되었습니다. 나이 들수록 유수분 밸런스 관리에 신경이 쓰이는데, 가격 부담 없이 꾸준히 쓸 수 있는 제품이라 도쿄 쇼핑리스트에 고정으로 넣어두고 있습니다.
케아나 제품은 모공 케어에 특화된 라인으로, 피지 분비가 많은 피부 타입에 맞게 설계된 제품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상 기능성 화장품으로 분류되지 않더라도, 성분 배합에 따라 실제 사용감이 크게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후기 평점이 높은 편이라 구입했는데, 사용감은 합격이었습니다.
돈키호테에서 생긴 웃긴 에피소드
쇼핑도 쇼핑이었지만, 이번 여행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건 따로 있습니다.
같이 간 친구가 유독 붙임성이 좋은데, 가게 직원이 찾는 물건을 찾아줬을 때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근데 아는 일본어가 없으니까 갑자기 큰 소리로 "아이시떼루!"를 외쳤습니다. 직원이 잠깐 굳더니 당황한 얼굴로 웃으면서 화장솜을 서비스로 줬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이시떼루(愛してる)"는 일본어로 가장 강도 높은 사랑 고백 표현입니다. 일본 현지에서는 연인 사이에서도 잘 쓰지 않을 만큼 오글거리는 표현으로 통합니다. 일반적으로 감사 표현은 "아리가토우"를, 귀엽다는 표현은 "카와이"를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합니다(출처: 일본 국제교류기금). 그 문화적 맥락 속에서 처음 본 관광객한테 대뜸 사랑 고백을 들은 직원이 얼마나 황당했을지, 생각할수록 웃음이 납니다. 저도 다음번엔 도움 받으면 한번 써볼까 싶을 정도입니다.
도쿄 돈키호테는 저에게 쇼핑 이상의 경험이 됩니다. 한 건물 안에 면세 혜택과 한정판 상품, 그리고 예상 밖의 웃음까지 다 있으니까요. 일본 간식부터 뷰티템, 주류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구조 자체가 효율적입니다. 다만 처음 방문한다면 사전에 구매 목록을 정리해 가는 것을 권합니다. 저처럼 눈에 보이는 것에 이끌리다 보면 정작 필요한 걸 못 사고 나오는 경우가 생깁니다. 다음 방문 때는 구내염 패치와 올드 파, 이 두 가지는 반드시 챙기겠다고 이미 메모해 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