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야 여행 3일차 (남산해상관음, 아용만열대천당수림공원, 루후이터우산딩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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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야 여행 3일차 (남산해상관음, 아용만열대천당수림공원, 루후이터우산딩공원)

by Shatte 2026. 3. 12.

싼야는 중국 하이난섬 남단에 위치한 열대 휴양도시입니다. 한국에서 비행시간 4시간 정도면 닿는 가까운 거리지만, 야자수가 늘어선 해변과 108m 높이의 거대한 해상관음상이 있는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집니다. 저는 유학 시절 지인과 함께 싼야로 향했는데, 이 여행에서 풍경만큼이나 인상 깊었던 건 '누구와 여행하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 순간들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셋째날 일정 포스팅을 해보겠습니다. 

싼야의 대표 명소, 남산해상관음

남산해상관음상

싼야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남산문화여유구였습니다. 여기서 '문화여유구(文化旅游区)'란 중국에서 문화유산과 관광 기능을 결합해 조성한 대규모 테마파크를 의미합니다. 남산문화여유구는 불교 문화를 주제로 한 곳으로, 입장료는 학생 할인을 받아 65위안(약 12,000원)이었고 성인은 130위안입니다. 해당 관광지를 첫번째로 선택한 이유는 대학교 때 중국 관광지 Top10을 소개한적이 있는데요. 해당 관광지가 소개되었고 세계에서 가장 큰 불상으로 유명하다고 해서 꼭 가보고 싶었습니다. 

 

 

공원 입구에서 관음상까지는 셔틀버스를 타거나 걸어갈 수 있는데, 저는 열대 식물이 우거진 산책로를 천천히 걸으며 올라갔습니다. 15분쯤 걸었을까요, 푸른 바다 위로 거대한 흰색 불상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108m 높이의 남산해상관음상입니다. 여기서 108이란 불교에서 인간의 번뇌 개수를 상징하는 숫자로, 이를 형상화한 관음상은 세 개의 얼굴을 가진 독특한 구조입니다(출처: 중국국가문화관광부).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규모에 압도되었습니다. 불상 내부로 들어가면 여러 불상이 모셔져 있고, 중국인들이 향을 피우며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2층 전망대에 오르니 에메랄드빛 바다와 남산공원의 열대우림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솔직히 저는 불교 문화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이 풍경을 보는 순간 왜 이곳이 중국인들의 성지 순례 코스인지 이해가 됐습니다.

 

싼야 아열대 식물 체험기, 아용만열대천당수림공원

오후에는 아룡만열대천당삼림공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여기서 '삼림공원(森林公园)'이란 자연림을 보존하면서 생태관광 기능을 더한 국립공원 형태를 말합니다. 입장료와 셔틀버스 비용을 합쳐 학생 할인으로 104위안을 냈습니다. 이 공원은 면적이 워낙 넓어서 셔틀버스 없이는 이동이 불가능합니다.

아용만열대천당수림공원 이미지

공원 내 주요 볼거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유리잔도(玻璃栈道): 절벽에 설치된 투명 유리다리로, 별도 입장료 98위안
  • 열대우림 트레킹 코스: 야자수와 열대 식물 관찰 가능
  • 전망대: 아룡만 해변이 한눈에 보이는 포토존

저는 시간 관계상 유리잔도만 체험했는데, 발아래로 수백 미터 아래 계곡이 훤히 보여서 아찔했습니다. 제 앞에 걷던 중국인 관광객이 중간에 주저앉아서 못 가겠다고 하는 모습도 봤습니다. 공원을 둘러보니 대부분 단체 관광객이었고, 가이드 없이 개인으로 온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공원이 넓고 동선이 복잡해서 패키지 투어가 효율적인 것 같았습니다.

 

열대우림 가기전 중간에 해변가에 들려 쉬기도 했는데요. 여기서 돌아다니면서 과일파는 아주머니께 산 과일을 먹고 밤에 배탈이 났었습니다.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은 함부로 사거나 먹지 말아야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얻었어요. 

야경 명소, 루후이터우산딩공원

싼야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루후이터우산딩공원 야경 투어였습니다. 여기서 '산딩(山顶)'이란 산 정상을 뜻하는 중국어로, 이 공원은 싼야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조성되어 있습니다. 입구에서 정상까지는 도보 20분이지만 저는 전동카트를 탔습니다. 밤이고 경사가 가파른 오르막길이었기 때문입니다.

 

루후이터우산딩 공원 사진

정상에는 사슴 두 마리가 뒤를 돌아보는 형상의 대형 조형물이 있습니다. 이 조형물에는 하이난섬의 전설이 담겨 있는데, 사냥꾼이 사슴을 쫓다가 사슴이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졌다는 이야기입니다(출처: 하이난성 문화관광청). 중국 관광지 특유의 전설 마케팅이긴 하지만, 조명을 받은 조형물은 제법 운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야경 투어를 거의 못 갈 뻔했습니다. 동행했던 지인이 하루 종일 돌아다니느라 피곤해 보였거든요. 저는 루후이터우공원의 야경이 싼야 3대 야경 명소 중 하나라는 걸 사전에 조사해서 알고 있었지만, 지인의 눈치를 보느라 가자는 말을 꺼내지 못했습니다. 제 표정이 안 좋았는지 지인이 먼저 물어봤습니다. "가고 싶은 데 있으면 말해. 너가 눈치 보면 나도 불편하잖아."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제가 상대방 눈치를 보듯이, 상대방도 제 눈치를 보고 있었다는 걸요. 사실 이번 싼야 여행은 처음부터 불편한 구석이 있었습니다. 제가 혼자서라도 가려고 계획을 다 짰는데, 중국 유학 중 알게 된 지인이 따라가도 되겠냐고 해서 함께 가게 됐거든요. 나이도 저보다 많고 친한 사이도 아니어서 제가 일방적으로 맞춰주는 분위기였습니다.

 

남산공원에 갔을 때도, 아룡만 삼림공원에 갔을 때도, 지인은 계속 각 여행지에 대한 평가를 했습니다. "여기는 생각보다 볼 게 없네", "입장료가 너무 비싸다" 같은 말들이었죠. 물론 여행지에 대한 솔직한 감상을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모든 일정을 기획한 입장에서는 은근히 기분이 상했습니다. 다음 장소를 제안할 때마다 "이것도 별로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결국 급하게 택시타고 둘이 루후이터우공원 야경을 보러 갔고, 싼야 시내의 야경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바다를 따라 늘어선 고층 빌딩의 불빛과 해안도로의 가로등이 어우러진 풍경은 '동양의 하와이'라는 별명이 과장이 아니라는 걸 보여줬습니다. 안봤으면 후회했을법한 경험이었죠. 그날 저녁 지인과 솔직하게 대화를 나눴습니다. 서로 눈치 보느라 불편했다는 것, 앞으로는 하고 싶은 말을 편하게 하자는 것을 말입니다.

싼야 여행에서 배운 교훈은 명확했습니다.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만큼 누구와 가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동행자와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솔직한 의사소통입니다. 내가 상대 눈치를 보면 상대도 내 눈치를 봅니다. 그러니 원하는 게 있다면 주저 없이 말하는 게 서로를 위하는 길입니다.

싼야에서의 이틀은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배운 게 많은 시간이었습니다. 108m 해상관음상의 웅장함, 열대우림 유리다리의 짜릿함, 야경 명소의 아름다움도 기억에 남지만, 무엇보다 '솔직하게 말하기'의 중요성을 배운 여행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싼야만 해변에서 산 과일 팩을 먹고 배탈이 나서 밤새 고생한 경험도 있습니다. 해외 여행지에서 길거리 음식은 정말 조심해야 한다는 것도 몸으로 배웠죠.

지금 돌이켜보면 불편했던 기억은 희미해지고, 푸른 바다 위 흰 관음상과 야자수가 늘어선 해변의 풍경만 선명합니다. 언젠가 다시 싼야에 간다면, 이번엔 해변가 앞 리조트에 여유롭게 머물며 제대로 된 휴양을 즐기고 싶습니다. 그때는 꼭 마음 편한 사람과 함께, 서로 눈치 보지 않고 하고 싶은 걸 다 하면서요.


참고: https://blog.naver.com/tp03197/221717416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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