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제가 홍콩 에그타르트에 대해 가졌던 환상이 완전히 깨진 날이었습니다. 유명 관광지를 찾는 여행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타이청 베이커리의 에그타르트를 드디어 맛봤는데, 기대와 현실의 간극이 이렇게 클 줄 몰랐습니다. 일반적으로 홍콩 에그타르트는 마카오 포르투갈식과 함께 최고로 평가받지만, 제 경험상 반죽 타입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센트럴 지역을 돌아다니며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와 소호 거리도 함께 둘러봤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음식이었습니다.
타이청 베이커리 에그타르트, 페이스트리(Pastry)가 아닌 쿠키 크러스트의 함정
타이청 베이커리(Tai Cheong Bakery)는 홍콩에서 가장 유명한 에그타르트 전문점 중 하나로, 1954년 창업 이래 70년 가까이 명성을 이어온 곳입니다(출처: 홍콩관광청). 저는 오리지널 에그타르트와 치즈 타르트, 그리고 꽈배기 모양 페이스트리를 구매했습니다. 매장 앞에는 관광객들이 줄을 서 있었고, 현지인들도 포장을 하러 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첫 입을 베어 물었을 때의 실망감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타르트 밑 부분의 쿠키 반죽이 퍽퍽하고 눅눅한 식감이었습니다. 여기서 페이스트리(Pastry)란 버터를 여러 겹 접어 구운 겹겹이 바삭한 반죽을 의미하는데, 타이청 베이커리는 이와 달리 쿠키 크러스트(Cookie Crust) 방식을 사용합니다. 쿠키 크러스트는 밀가루, 버터, 설탕을 섞어 눌러 만든 반죽으로, 바삭함보다는 부드럽고 촘촘한 질감이 특징입니다.

제가 베이킹을 취미로 하다 보니 이런 쿠키 반죽은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수준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솔직히 샤먼대학교 학생식당에서 3위안(약 500원)에 팔던 에그타르트가 더 맛있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포르투갈식 에그타르트처럼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페이스트리 질감을 기대했던 제게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었습니다. 이후 마카오에 가게 되면 반드시 포르투갈식 에그타르트를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제니쿠키(Jenny Bakery)도 이날 함께 구매했는데, 버터 함량이 높아 진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다만 한 개만 먹어도 상당한 포만감이 있어서 식사 대용으로도 충분할 정도였습니다. 제가 직접 만들 수 있는 버터쿠키 레시피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선물용으로는 좋지만 제 돈 주고 재구매할 의향은 없었습니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와 소호 거리, 관광 명소의 양면성

센트럴-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Central-Mid-Levels Escalator)는 전체 길이 800m로 세계에서 가장 긴 야외 에스컬레이터 시스템입니다(출처: 홍콩정부 관광개발국). 1993년 개통 이래 센트럴 비즈니스 구역과 미드레벨 주거 지역을 연결하는 주요 교통수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는 하행, 이후에는 상행으로만 운영되는 독특한 시스템입니다.
제가 직접 타보니 중간중간 예쁜 카페와 레스토랑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곳 주민들의 사생활이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미드레벨은 홍콩에서 고급 주거지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살기엔 매일 수많은 관광객이 창문 너머로 사진을 찍어대는 상황을 감수해야 합니다. 제 경험상 이런 관광 명소 인근 주거지는 프라이버시 보장이 거의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끝까지 올라갔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볼거리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중간에 내려서 소호 거리(Soho Street)를 걷는 게 더 재미있었습니다. 소호(SoHo)는 'South of Hollywood Road'의 약자로, 할리우드 로드 남쪽에 위치한 예술과 맛집의 거리를 의미합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다 발견한 벽화 거리는 인스타그램 감성이 물씬 풍겼지만, 아쉽게도 많은 부분이 훼손되어 있었습니다.
빅토리아 프리즌 탐방 및 IFC 몰 저녁 식사
빅토리아 프리즌(Victoria Prison)도 들러봤는데, 1841년부터 2006년까지 165년간 실제 구치소로 사용된 역사적 건축물입니다. 감방 내부는 상상 이상으로 좁았습니다. 성인 한 명이 겨우 누울 수 있는 공간에 죄수들이 수감되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습니다.
저녁에는 IFC몰(International Finance Centre Mall)로 이동했습니다. 원래는 딤섬 레스토랑을 찾아다녔는데, 6년 전 제 모습을 보면 디저트에 대한 집착이 대단했습니다. 애프터눈 티세트를 판매하는 카페를 몰 전체를 뒤지며 찾아다녔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대신 IFC몰 지하에 있는 완탕면 전문점에서 식사를 했는데, 담백한 국물과 속이 꽉 찬 완탕 만두의 조화가 훌륭했습니다.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타이청 베이커리는 쿠키 크러스트 방식으로 페이스트리 선호자에게는 비추
-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중간 구간 카페 탐방이 하이라이트
- 소호 거리는 벽화 훼손이 아쉽지만 분위기는 좋음
- IFC몰 완탕면은 담백한 국물 맛이 일품
이번 홍콩 여행 3일차를 돌아보면, 유명 관광지에 대한 환상보다 제 취향을 정확히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타이청 에그타르트는 분명 역사와 전통이 있는 명소지만, 페이스트리 질감을 선호하는 제게는 맞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마카오 여행을 계획 중인데, 그곳에서는 진짜 포르투갈식 에그타르트를 꼭 맛보고 싶습니다. 친구 가족분들이 숙소를 제공해주시고 저녁까지 대접해주신 덕분에 편안한 여행이 가능했습니다. 저도 누군가 우리 집을 방문한다면 이렇게 따뜻하게 대접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